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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Tannoy | 또 한 차례 진화한 대영제국의 보물 Tannoy Canterbury GR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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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음



지금부터 약 20여 년 전의 일이다. 우연히 지인과 명동 거리를 걷다가, 문득 잘 아는 오디오 숍을 지나게 되었다. 동행한 분도 음악을 좋아했던 터라, 자연스럽게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마침 평소 동경하던 탄노이의 캔터베리가 보였다. 최근에 입하한 것이라고 한다. 조심스럽게 들어보자고 했더니, 주인께서 쾌히 틀어주셨다.

당시 매칭한 앰프는 마크 레빈슨. 26 프리와 23 파워였던 것 같다. 거기서 나오는 엘레강스하고 아름다운 음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특히, 클래식의 현악이 매혹적이어서, 거의 한 시간가량을 들었던 것 같다. 그냥 넋을 잃고 말았다고나 할까?

당시 ⟨스테레오 사운드⟩, 그중에서도 스가노가 진행하는 애호가 탐방란이 큰 인기였다. 그중에 젊어 보이는 친구 한 명이 바로 캔터베리를 쓰고 있었다. 그는 일본인답게 우에스기 앰프를 물려서 듣고 있는데, 스피커 위에 놓인 브람스의 사진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는 캔터베리에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출근한 일터에서도 내내 이 스피커를 생각한다고 했다. 그 음을 듣고 난 터라, 나는 그 친구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일단은 탄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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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노이 GRF 메모리(Memory) HW 스피커

이 음이 발단이 되어 나는 예산을 짜내고 짜내서 결국 탄노이를 들였다. GRF 메모리였다. 이 스피커 역시 당시에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내 방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다행히 안착시킬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스피커를 제대로 울린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뮤지컬 피델리티의 분리형 앰프라던가, 쿼드, 매킨토시 등이 들락거렸지만, 결국 원하는 음을 얻지는 못했다. 또 나 자신의 취향이 워낙 재즈 중심이라, 결국 JBL로 돌아서고 말았다. 탄노이에 몹쓸 짓을 한 것 같아 지금 생각해도 미안하다.

그러나 얼마에 GR 시리즈가 론칭되고, 매우 투명하면서 개방적인 음이 흥미롭게 연출되었다. 뭔가 변화가 감지되었던 것이다.

예전에 지독한 오디오파일로 소문난 분과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를 참관한 적이 있다. 워낙 기기에 해박하고, 다양한 제품을 운영하는 터라, 그의 의견을 나는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편이다.

바로 그에게도 탄노이에 얽힌 사연이 있었다. 신혼 초, 참 어렵게 자금을 마련해 보다 큰 집으로 전세를 가게 되었다. 그래서 막 부동산으로 가서 계약하기 직전, 뭐에 홀렸는지 세운상가에 갔다고 한다. 그리고 평소 점찍어뒀던 캔터베리를 만나게 된다. 어찌어찌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집에 이 스피커가 와 있었단다. 물론 그 앞엔 레이저 빛을 강력하게 쏘는 아내가 서 있었지만.

그런 추억(?)을 가진 분이 뮌헨 쇼장을 며칠간 둘러본 끝에, 자신은 탄노이의 GR 시리즈가 제일 좋다고 결론지었다. 무엇보다 완벽한 밸런스와 음색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나도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이후 나는 GR 시리즈를 눈여겨보고 있다.

탄노이의 듀얼 콘센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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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런던 라디오쇼에 론칭된 듀얼 콘센트릭(Dual Concentric) 드라이버 


탄노이가 설립된 해는 1926년. 벌써 9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얼마 후에 창업 10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순간을 만날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스피커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44년으로, 이후 47년에 15인치 구경의 블랙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피커 분야에 출사표를 낸다.

당시 탄노이는 드라이버를 판매하는 회사였다. 지금도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모니터 골드나 모니터 레드 등도 우선은 드라이버로 발매되었다. 거기에 어떤 통을 짜느냐 혹은 정품 인클로저를 구해서 넣느냐 등은 애호가들의 몫이었다.


데뷔 때부터 탄노이는 듀얼 콘센트릭,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동축형이라고 부르는 드라이버를 생산했다. 그 전통은 지금까지 계승되고 있다. 우직하게 대구경 중저역 진동판의 중앙에 고역 혼을 담은 포름은 계속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한편 탄노이가 정식으로 통을 짜서 드라이버를 장착한, 말하자면 온전한 스피커 형태는 1953년 오토그래프라 할 수 있다. 모니터 실버 15인치가 들어간 모델이다.

원래 이 제품은 더 일찍 출시될 수 있었다. 하지만 데카 음반사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데카의 녹음 포맷이 완성되기를 기다린 후, 정식으로 제품화한 것이다. 데카의 전설적인 녹음, 특히 게오르그 솔티의 바그너 시리즈 녹음의 모니터가 오토그래프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탄노이의 전설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일단 이런 드라이버만 소개된 상태. 당시 경제적 형편을 생각하면, 완전한 형태의 제품을 산다는 것은 정말 언감생심이었다.


탄노이의 백 로드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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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설가 고미 야스스케(Yasusuke Gomi, 五味康祐)


이 즈음 고미 야스스케라는 분이 나타난다. 원래는 아쿠가다와 상을 수상할 정도로 순수문학계의 신성이었는데, 이런 분야에서 돈을 벌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려웠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렇게 빈곤 선상에서 헤매던 어느 날, 우연히 숍에서 나온 탄노이의 천상의 음에 반해, 결국 돈이 되는 검호 소설을 쓰기로 하면서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그러고는 평소 꿈꿔왔던 탄노이, 그것도 오토그래프를 사기 위해 직접 영국에 건너가 실물을 보고 구매한 것이다.

당시 일본의 애호가들은 탄노이의 드라이버를 가져다가 이런저런 방식으로 통을 짜서 재생해 봤다. 그러나 도무지 저역이 나오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별도의 우퍼를 장착한 방식을 고안했다고 한다. 탄노이는 중고역 드라이버다, 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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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노이 오토그래프(Autograph) 스피커


그러다 고미가 주문한 온전한 형태의 오토그래프가 도착해서 살펴보니 그냥 15인치 동축형 드라이버만 장착되어 있었다. 이래 갖고 제소리가 날까,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일단 마란츠 7을 중심으로 한 앰프에 걸어보니, 전혀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무시무시한 저역이 쏟아져 나왔다. 거기에 사람의 마음을 움켜쥐는 절묘한 음색과 아름다움. 그냥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여기서 백 로드 혼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당시 일본의 난다 긴다 하는 스피커 귀신들도 이런 복잡한 형태의 인클로저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지금도 이 백 로드 혼은 탄노이의 비기 중 하나다.


드디어 GR로 진화


내 경우, 우연찮게 1950~60년대 탄노이를 빛낸 여러 모니터를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지금부터 10여 년쯤이다. 당시 지독한 탄노이 광이라 할 수 있는 분을 만나 자택을 방문해서 만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분은 여러 종의 탄노이 제품을 운용하고 있었다. 모두 빈티지 계열. 대충 이런 소리가 나겠거니 해서 들어봤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매우 투명하고, 빠르며, 개방적이었다. 또 진한 음색에는 분명 중독성이 있었다. 비단 클래식뿐만 아니라, 재즈에서도 일가견이 있었다. 오 마이 갓! 절로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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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GR 시리즈를 만나면서, 나는 드디어 탄노이가 그 황금기의 음을 되찾았구나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GR 시리즈에 오기까지 탄노이도 참 여러 여정을 거쳤다. 오리지널 멤버들이 은퇴하고, 한때 회사가 미국에 팔리기도 하고, 갖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영국에 돌아와 재기를 도모하는 등, 여러 부침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탄노이는 기본적으로 PA 분야에서 상당한 강자다. 거칠고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제품을 숱하게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최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곡차곡 진화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홈 오디오 부문에서 GR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다시금 예전의 영화를 되찾은 것이다. 진심으로 그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다시 만난 캔터베리


내게 있어서 캔터베리는 하나의 숙제와 같다. 언젠가는 꼭 손에 넣어야 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쓰던 재즈 중심의 스피커는 놔두고, 따로 덧붙이는 형태가 될 예정이다.

사실 그간 숱하게 스피커를 만나면서, 언젠가 데이빗 윌슨씨가 한 말이 결국 옳다고 생각한다.


“No speaker is perfect!”


아무리 뛰어난 제품이라고 해도, 결국 하나의 스피커가 모든 장르를 책임지긴 힘들다.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올 라운드 형 스피커의 완성도가 놀랍게 올라갔지만, 문제는 높은 가격이다. 그럴 바에야 현실적으로 개성이 다른 두 종의 스피커를 구사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만일 캔터베리 GR이 재즈까지 커버해 준다면 상황은 정말 해피하게 돌아갈 것이다. 그럼 이 제품만으로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리뷰를 하게 되어 상당히 흥분이 되는 면도 있는 것이다.



캔터베리의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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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GRF 메모리(Memory),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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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에딘버러(Edinburgh), 스털링(Stirling)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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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노이 그리니치(Greenwich) 스피커


탄노이의 역사를 살펴보면, 미국에서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의욕적으로 신제품을 론칭하던 1980년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시기에 GRF 메모리, 웨스트민스터, 에딘버러, 스털링, 그리니치 등이 차례로 출시되었다. 1981년부터 84년까지 3년에 걸쳐, 이른바 프레스티지 시리즈로 정의할 수 있는 모델 대부분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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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캔터베리(Canterbury) 15, 12 스피커
 

그런 면에서 우리가 한참 서울 올림픽을 치르던 1988년에 나온 캔터베리는 좀 이색적인 존재다. 디자인 자체가 워낙 수려한 데다가, 15인치와 12인치라는 두 개의 모델로 각각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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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킹덤(Kingdom), 캔터베리(Canterbury) 15/HE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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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캔터베리(Canterbury) SE, 캔터베리 GR-OW 스피커

이후 1997년에 탄노이가 PA 기술을 한껏 응용해서 홈용으로 발표한 킹덤이 나온다. 그 기술을 자연스럽게 이양한 캔터베리 HE가 1998년에 나온 것은 당연한 수순. 그 후 2006년에 SE 버전이 나온 다음에 2014년에 드디어 GR 시리즈가 나왔다.

한편 최근에 킹덤 로열이 새롭게 나오면서 그 기술을 이양한 후속기 GR-OW 시리즈가 나온 것 역시 당연한 수순이다. 이번에 만난 것이 바로 GR-OW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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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은 “Gold Reference”의 약자다

참고로. GR은 “Gold Reference”의 약자다. 1967년에 발매된 역사적 명기 모니터 골드를 계승한 제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OW는 “Oiled Walnut”의 약자. GR에서 어느 정도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고 보면 된다. 이 부분은 아랫부분에 따로 언급하기로 하겠다.

아무튼 캔터베리는 프레스티지 시리즈의 플래그십 웨스트민스터 다음의 제품이다. 같은 15인치 드라이버를 쓰면서도 사이즈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우리네 주거 환경에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특유의 고급스러운 마감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럭셔리한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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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본 기는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수려한 목재 마감은 그 자체로 음악의 향기가 절로 우러나오는 듯하다. 목재가 주는 안도감이나 편안함이 분명히 있고, 적절하게 오일을 발라주고 관리해 주면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원숙해지게 된다. 그게 바로 탄노이다운 멋이 아닐까 싶은데, OW 버전으로 진화하면서 그런 느낌은 더욱 강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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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노이 캔터베리(Canterbury) GR 스피커 양쪽에는 베어리어블 디스트리뷰티드 포트(Variable Distributed Port)라고 하는 작은 포트가 있다. 포트는 동봉된 작은 막대기를 이용하여 위아래로 열고 닫을 수 있다.

본 기의 양쪽에 작은 포트가 보인다. 동사는 이것을 베어리어블 디스트리뷰티드 포트라고 부르는데, 백 로드 혼을 적절히 구사하되 웨스트민스터만큼 사이즈를 키우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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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본 기는 높이가 110Cm 정도. 무게는 63Kg에 달한다. 크다면 클 수 있지만, 15인치 드라이버를 장착한 모델로서는 그리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또한 웨스트민스터와는 달리, 기민하면서 아름다운 음색을 갖추고 있어서, 이 모델 자체의 미학도 따로 포착이 된다. 그런 면에서 굳이 상급기와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하겠다.

참고로 탄노이의 생산지에 대한 루머가 여러 곳에서 도는 모양인데, 동사가 소재한 스코틀랜드의 코트브리지에서 새롭게 공장을 지으면서 100% 인하우스 제작을 고수하고 있다. 당연히 숙련된 장인의 핸드메이드 기법이 동원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오해는 이 기회에 지웠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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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노이 캔터베리(Canterbury) GR 스피커의 하단에는 고역의 에너지와 롤 오프를 조정할 수 있는 스위치 

 본 기의 하단에는 고역의 에너지와 롤 오프를 조정할 수 있는 스위치가 배치되어 있다. 각각 0.5dB 단위로 총 5 단계에 걸쳐 컨트롤할 수 있다. 고역부를 다룬다고 하지만, 이게 결국 전체적인 밸런스를 변화시키기에 저역 또한 표정이 바뀐다. 자신의 취향이나 룸의 상황에 맞게 조정하면 될 것 같다.

새로운 드라이버의 개발


본 기 GR-OW는 킹덤 로열을 만들면서 이룬 성과를 담고 있다. 따라서 전작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실제로 음을 들어보면 전체적인 음색이나 스피드 등에서 어느 정도의 개선이 이뤄졌다고 판단이 된다. 하지만 GR 시리즈의 전통을 지켜나간다는 의미에서 모델명에 GR을 지우지 않았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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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구성을 보면, 15인치 우퍼, 실제로는 미드베이스 드라이버가 대부분의 음성 신호를 커버하고 있다. 당연하다. 고역과 크로스오버 포인트가 1.1KHz인 점을 감안하면, 트위터부가 상당히 광대역한 특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이 된다. 타사의 제품들이 주로 3, 4KHz 대역에서 끊는 것을 보면, 이 부분은 좀 특기할 만하다.

사실 고역을 어느 포인트에서 끊는가는 좀 미묘한 문제다. 주로 3, 4KHz 대역이 인간의 귀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평이 많다. 그런 면에서 아예 1KHz 대역으로 포인트를 내린 점은, 그 자체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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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역 드라이버는 파이버 페이퍼 펄프 콘이다. 전통적인 펄프 콘을 기본으로 하되, 파이버 소재를 더해 강도와 댐핑력을 높인 것이다. 사실 페이퍼 콘이 자아내는 깊은 맛은 현대 드라이버의 복합 물질이나 금속 소재가 따라갈 수 없는 매력을 갖추고 있다. 어떤 면에서 신소재는 이 페이퍼 콘의 장점을 얼마나 흡수했냐로 판가름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느린 반응과 분할 진동 등 여러 문제를 갖고 있는 소재이기도 해서, 이 부분에서 확실한 개량이 보인다. 탄노이는 탄노이 나름대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긴 서라운드는 트윈톨 방식. 댐핑력의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 않은가?

참고로 본 기의 중저역 드라이버는 감도가 뛰어나다. 무려 96dB나 나간다. 대부분 90dB 이하인 일반적인 드라이버와 비교하면, 정말 경탄할 만하다.

새로운 웨이브가이드



이어서 고역을 보면, 미드베이스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으로 꽤 깊숙한 곳에 포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냥 진동판만 보이지 않고, 탄노이만의 특수한 기술로 직진성을 높이고 있다. 이른바 웨이브가이드의 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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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탄노이는 튤립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본 기는 페퍼팟(PepperPot) 방식이 쓰이고 있다. 자세히 보면 구멍이 송송 뚫린 금속제 보호막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중저역 드라이버와 고역은 정확한 타이밍을 구현하고 있다. 참고로 진동판은 2인치 구경의 알루미늄/마그네슘 알로이 돔 타입이다. 동사만의 비법으로 구현한 복합 물질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이래서 본 기는 28Hz~22KHz라는 대역을 구현하고 있다. 싱글 드라이버라는 성격상 이례적인 광대역이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비단 드라이버뿐 아니라, 동사만의 인클로저 테크놀로지가 가미한 결과라 하겠다.


스펙 둘러보기



본 기는 110Cm의 높이에 63Kg의 무게를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매우 강력한 존재감을 피력하고 있는데, 아마도 235 리터에 달하는 거대한 용량 덕분일 것이다. 따라서 그냥 문서상의 스펙만 보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정작 실물을 보면 생각보다 거대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도전해 볼만하다는 느낌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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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의 감도는 96dB로 현대 스피커의 일반적인 기준에서 보면 상당히 높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8옴 짜리이며, 최대 5.5옴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니, 애호가 입장에서 보면 다양하게 구사해 볼 수 있다.

참고로 메이커는 50~250W의 출력을 권장하고 있다. 최대 600W도 가능하다. 따라서 5극관 푸시풀부터 우악스러운 모노블록 대출력 파워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자신의 공간이나 취향에 맞게 선택이 가능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두 종류의 앰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EL34이나 KT88의 출력관을 장착한 진공관과 300W 이상의 TR 파워라면 정말 재미있는 사운드를 만날 것이다. 845 싱글을 걸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도 생긴다.

본격적인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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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일렉트로콤파니에의 EC4.8 MK2 프리와 Nemo AW600 모노블록 파워가 투입되었다. 소스기는 룬 코어를 중심으로 MSB 레퍼런스 DAC를 통해 여러 음원을 들었다. 그중 인상적인 곡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말러 ⟨교향곡 6번 1악장⟩ 테오도르 쿠렌치스(지휘)
  • 다이애나 크롤 ⟨Temptation⟩
  • 데이브 브루벡 ⟨Take Five⟩
  • 도미니크 필스-에임 ⟨Birds⟩

우선 말러부터. 시청에 사용한 공간은 본 하이파이 클럽의 메인 룸이다. 상당히 크고, 음향 처리가 잘 된 공간이다. 그러다 보니 본 기가 북셀프 정도로 보일 정도다. 그리고 여기서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자유롭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인다.

그간 탄노이라고 하면, 스피커 사이에 오디로 랙을 설치하고, 뒷벽에 거의 붙여놓는 형태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이것은 제품이 실력을 절대로 100% 발휘할 수 없는 세팅이다. 이번의 경우처럼 옆과 뒤의 벽에서 띄어놓고, 제대로 숨 쉴 공간을 주면 왜 탄노이가 동축형 방식에 집착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다.

Teodor Currentzis
Symphony No.6 In A Minor 'Tragic' - Version 1. I. Allegro Energico, Ma Non Troppo
Mahler: Symphony No. 6

말러의 경우, 정말 놀랍게도 각 악기의 위치가 넓은 공간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그 음색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매혹적이다.

또 토인을 주거나, 스피커의 간격을 조정할 때마다, 무섭도록 저역의 변화가 감지된다. 그간 다양한 탄노이 제품을 들었지만, 이번처럼 쇼킹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GR-OW로 진화한 여러 기술력의 성과도 개재할 것 같다.

Diana Krall - Temptation
The Girl In The Other Room

이어서 크롤의 노래를 들으면, 묵직하면서 빠른 반응의 더블 베이스에 다양한 악기의 존재가 홀로그래픽하게 떠오른다. 그 중앙에 부유하는 크롤의 음성은 소름이 돋을 정도다. 강력한 임팩트를 심어주지만 절대로 빅 마우스 현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왼편 채널을 장식한 일렉트릭 기타의, 일체 이펙트나 필터를 걸지 않은 생생한 모습이라던가, 피아노와 오르간을 번갈아 연주하는 크롤의 손길 등, 다양한 요소들이 오소독스하게 엮여있다. 질감과 뉘앙스, 감촉 등에서 이 오래된 회사의 내공이 절로 감지된다.

Dave Brubeck Quartet - Take Five
Time Out

데이브 브루벡의 드럼 연주는 전설 중의 전설이다. 왼편 채널을 점유한 가운데, 말도 안 되는 5/4박자의 열연이 펼쳐진다. 단, 오른 편의 피아노가 계속 리프를 반복해서 혹시라도 드러머가 리듬을 잃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아무튼 정말 불꽃튀는 솔로가 펼쳐진다. 피가 통하는 음이다. 중간중간 킥 드럼을 밟을 때는 바닥이 쿵쿵 울릴 정도다. 또 스피커 안쪽에 깊숙이 포진한 모습도 인상적이다. 한편 폴 데스몬드의 매혹적인 알토 색스의 톤은 계속 뇌리에 남는다. 그 정도로 훌륭했다.

Dominique Fils-Aimé - Birds
Nameless

마지막으로 도미니크. 여러 개의 퍼커션과 베이스로 이뤄진 편성에 보컬과 코러스가 전면에 부각되는 형식이다. 따라서 포지션의 포착이 무척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점 음원의 장점이 잘 부각되고 있다. 단순히 옆으로 스케일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안 길이와 높이 또한 적절히 커버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현대 스피커의 이론과 기술 또한 멋지게 흡수한 것이다. 게다가 전통적인 탄노이만의 멋과 음색이 살아 있어서, 참 온고지신의 미덕이 가득하다고 하겠다.

이런 혁신적인 녹음도 아무렇지도 않게 재현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탄노이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탄노이에게 숨 쉴 공간을 주면, 정말 놀라운 매직을 선사한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절실하게 깨달았다.


결론


 

앞서 설명한 대로 본 기 GR-OW는 킹덤 로열을 개발하면서 얻은 기술을 이양한 제품이다. 그래서 전작 GR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난다. 문제는 스펙이나 감도 등 기본적인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아 약간 혼동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본 기에 대한 리뷰나 설명이 아직 채 완비되지 않아서, 이전에 GR을 들었던 기억을 되살려서 비교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상당한 진화가 이뤄졌다는 점을 바로 알 수 있다. 즉, 겉모습에서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크로스오버라던가 극저온 처리가 된 부품의 도입, 다양한 마이너 체인지 등이 결합해서 보다 높은 클래스의 음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세팅에 신경 쓰면 좋을 것이다. 마음껏 숨을 쉬도록 배려하라. 그럼 무시무시한 홀로그래픽 음향으로 멋지게 보답할 것이다.

출처 : 하이파이클럽
글쓴이 : 이종학

Specifications
System
Frequency response128 Hz - 27 kHz (-6 dB)
Recommended amplifier power20 - 300 W RMS
Power handling (IEC)150 W continuous, 600 W peak
Nominal dispersion90 degrees conical
Sensitivity296 dB (1 W @ 1 m)
Impedance8 Ω
Maximum SPL2118 dB continuous, 124 dB peak

1Average over stated bandwidth, measured at 1 metre on axis.2Unweighted pink noise input, measured at 1 metre in half space.

Components
Low frequency dual concentric380 mm (15") with paper pulp cone and twin roll impregnated
fabric surround, 52 mm (2") round wire voice coil
High frequency dual concentric52 mm (2") aluminium/magnesium alloy dome with round wire
voice coil
Crossover
Frequency1.1 kHz
TypeBi-wired, hard wired passive, low loss. Time compensated
2nd order low pass, 2nd order high pass
Adjustment±3 dB over 1.1 kHz to 27 kHz shelving,
+2 dB to -6 dB per octave over 5 kHz - 27 kHz slope
Enclosure
TypeDual variable distributed ported
Connectors5 x 4 mm 24 ct Tannoy customized binding posts
Dimensions (HWD)480 x 680 x 1100 mm
(18.9 x 26.8 x 43.3")
Net weight68 kg (149.6 lbs)
Construction19 mm (¾ ") MDF with plywood internal bracing, heavily damped
FinishWalnut veneer and high acoustic transparency nylon grill cover
Accessory pack (included)
Bi-wire bridge connectors
Prestige wood wax
Felt pad
Grille key
Metal feet
Welcome pack documen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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